지난 레터 피드백

🎩 반복되는 비극, 발달장애 복지는 어디에? 를 보고 독자들이 보내준 피드백이야.


1.

평소와 달리 데이터를 잘못 해석했다고 느낀 지점이 많았습니다. 우선 발달장애인에 저연령대 비율이 높다는 말은, 전체 인구에서 만 29세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발달장애인 중 만 29세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의미여야 할 것 같은데요. 실제로 2021년 전체 인구에서 만 29세 이하는 29% 수준이고 발달장애인 중 만 29세 이하가 50% 조금 안 되는 정도이니 맞는 말일 것입니다. 그런데 뒤에 언급한 통계는 그보다는 저연령 등록장애인 중 발달장애인의 비중이 높다는 의미인데, 숫자가 함께 있으면서 말로 된 설명과는 맞지 않아 사실을 왜곡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후 사망 시 평균연령을 소개하는 부분은 더 큰 문제가 있는데요. 장애인 자살 문제에 관한 메시지에는 동의합니다만 기대수명과 사망 시 평균 연령을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의미가 완전히 다른 지표이기 때문인데요, 기대 수명은 현 시점에서 각 연령대의 사망 위험을 추정해 지금 태어난 신생아가 몇 살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지 보여주는 반면 사망 시 평균 연령은 태어난 과거 시점부터 과거의 사망 위험을 경험한 결과 현재 사망한 사람들의 평균 연령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각 지표가 가리키는 사망 위험의 종류가 일단 다릅니다.

그런데 자폐 스펙트럼장애의 경우 선천적인 장애로 평균 만 3세 정도에 진단이 이뤄지고, 언급하신대로 기대 수명이 낮습니다. 또한,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가 나이가 들어 추가적인 증상(망상, 환각 등)이 발현하는 경우 조현병 등으로 진단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자폐스펙트럼장애로 분류되는 등록장애인이 사망했을 때 연령이 낮은 이유는 기사에서 지적하는 자살 사망 위험의 격차 외에 너무 다양하고, 비교해주신 지표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영국과 한국 자폐스펙트럼장애인의 기대 수명을 직접 비교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아쉽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앞서 언급하신 낮은 연령대에 발달장애인 비율이 높은 이유를 여기에서 찾는 것도 부적절합니다. 우선 발달장애인이 일찍 사망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의도이신 것 같은데, 그렇다면 발달장애인의 인구 분포를 전체 인구 분포와 비교해 보여주면서 저연령대가 많다고 하시는 게 더 적절한 것 같습니다. 한편, 낮은 연령대에 발달장애인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 당연합니다. 낮은 연령대에는 누적적으로 장애를 가질 위험을 경험하는 기간이 짧고, 노화가 덜하기 때문에 장애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선천적인 것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저연령대 중 발달장애인 비중이 높아지는 이유는 다양할 것 같은데요, 각 코호트에서 생겨나는 선천적인 발달장애인 비중은 비교적 일정하겠으나 산전 기형아 검사가 활발해지며 선천적 장애아에 대한 screening이 강화되고 아동기 사고 위험 등이 줄면서 젊은 나이에 장애를 갖게 될 가능성이 줄어서 생긴 현상은 아닐까 싶습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여서 반가웠는데, 때문에 데이터를 해석하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게 들어 말이 길었습니다. 매주 좋은 컨텐츠 제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aside> 💌 마부뉴스의 답장

피드백을 보내준 구독자의 의견대로 “발달장애인은 특히 29세 이하의 저연령대의 비율이 높아.”의 문장을 잘못 표현했더라고… 레터에서 이야기하고 했던 내용은 “29세 이하의 저연령대에서 발달장애인의 비율이 높아.”였는데 문장을 잘못 작성한 거지. 다음부터는 더 신경 써서 문장의 의미가 오해되지 않도록 작성하도록 할게. 지적해줘서 고마워!

사망 시 평균 연령과 기대수명은 구독자가 언급한 것처럼 데이터가 담고 있는 사망 위험 정보가 다르기 때문에 데이터를 통일하기 위해 여기저기 찾아봤어. 비장애인의 사망 시 평균 연령 데이터 혹은 비장애인의 기대수명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통계청에 문의해보니 관련 정보는 따로 생산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고… 부득이하게 전체 인구의 기대수명과 비교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조금 더 추가했으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 있어. 이 점 양해해줘.🙏 (웹 기사 버전에는 해당 내용을 보충해서 설명했어)

</aside>

2.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책임을 가정에게 떠넘긴 국가’ 까지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 이하 부분에서는 너무 한쪽 면만 보여준 것 같아서 의견 남깁니다. 최근 결성된 ’전국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 부모회’의 탈시설 반대 시위 관련 기사를 첨부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60639#home

https://www.social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640

시설 이용 중인 발달장애인 가족으로서 부연 설명을 좀 붙이겠습니다. ‘발달장애인이 주체가 되는 정책’ 부분 이하에서 말하는 '탈시설 정책'은 주체적 자립이 불가능한 장애인을 외면하고, 시설의 이미지를 악마화하고 있습니다.

  1. 주체적 자립 불가능한 장애인 외면

링크하신 유튜브 영상에 나오신 분들은 비교적 낮은 급수의 지적 발달장애 분들로 보입니다. 의사소통 자유롭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은 애초에 시설에 들어가선 안 됩니다. 자폐성 발달장애 1, 2급 장애인들은 주체적인 결정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사회에 어울려 함께 살아갈 수 없는, 통제 불가능한 심각한 문제 행동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행동은 폭력 행사, 기물 파손, 시민 안전 위협 등을 포함합니다.)